
차라리 흠씬 두들겨 맞고 싶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얼굴만 간지럽히는 보슬비처럼
조금씩 옷만 적신다
벗어나고져 움직이면
명주실로 만든 올무가 되어
한 올씩 몸을 옥죈다
가슴 깊은 곳
그곳, 가려운 곳
어느것도 긁어 주지 못한다
피하고 싶지않고
마져 끝내지도 못하는
그러다,
흠뻑 젖은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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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강(春崗) 이종철
1954년 김해 출생. 동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서 40여 년간 근무했다. 2022년, 68세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문학시대 신인상에 「다랭이논」 외 7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한국시학>, <문학시대> 등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2023년 가을, 첫 시집 「바람처럼 갈 수 있으면」을 출간 예정이다.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인간의 삶과 자연을 생생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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