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읽다.
며칠 전 아내가 점심 약속이 있어 혼자 집에 있는데 얼마 전에 우리 집 근처로 이사온 둘째로부터 같이 점심 식사를 하자는 전화가 왔다. 아빠 혼자 식사할 것을 알고 배려하는 모양이다. 나는 오랜만에 첫 시집 출간 얘기도 할 겸, 흔쾌히 딸의 제의를 수락했다. 동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서 딸애가 자기네 집에 가서 차나 한 잔 하자고 한다.
며칠 전 아내가 점심 약속이 있어 혼자 집에 있는데 얼마 전에 우리 집 근처로 이사온 둘째로부터 같이 점심 식사를 하자는 전화가 왔다. 아빠 혼자 식사할 것을 알고 배려하는 모양이다. 나는 오랜만에 첫 시집 출간 얘기도 할 겸, 흔쾌히 딸의 제의를 수락했다. 동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서 딸애가 자기네 집에 가서 차나 한 잔 하자고 한다.
며칠 전 TV로 연예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출연한 여자 배우가 술잔을 들고 ‘9988 1234’라고 외쳤다. 동석한 서넛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다소 젊은 사람들이라 의미를 모르는 듯했다. 여배우가 웃으며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한 2~3일 아프고 죽자’라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는 녀석을 까미라고 불렀다
도움닫기 한 번으로 책장을 뛰어오르던 용맹도
창밖 비둘기를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앞발을 치켜들던 위엄도
참치 캔을 든 아내 뒤를 따라 걷던 뒤태의 우아함도 없이 늘어져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나에게 ‘비’ 특히 ‘장맛비’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2개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청소년기인 70년대 초반의 음악 다방이다. 그 시절 나는 비 오는 날이면 음악 다방에 눌러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스스로의 모습은 당시 젊음의 낭만이었고 멋이었다.그 중에서도 팝송 ‘Who’ll stop the rain’ (누가 비를 멈출게 할 것인가)은 당시 즐겨 듣던 곡 중 하나이다.
두 번째 장면은 초등학교 시절 겪은 가슴 아픈 사건이다.
딸애 집을 다녀온 아내가 두툼한 원고지 한 묶음을 내게 건내 준다. 리아북스 발행인인 사위가 시집 퇴고를 위해 출력한 원고를 보낸 것이다. 하얀 A4 원고 뭉치가 책의 모양을 갖추어 손에 두툼하게 잡힌다. 드디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나의 창작물이 나올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이는 1966년에 발표한 가수 이미자 선생님의 ‘섬마을 선생님’ 이라는 당대 최고 인기가요의 첫 1,2소절이다
당시 나는 국민학교(요즘의 초등학교) 3,4학년쯤이었을 때이다. 나에게는 고모님이 세 분 계셨는데 막내 고모님이
꽤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로 시골에서는 접하기 힘든 라디오 방송을 어디서 듣고 이 가요를 배웠는지
들일을 하거나 밥을 짓고 빨래터에서 빨래를 할 때에는 부지깽이나 빨래방망이로 장단을 맞추며 흥얼거리곤 하셨다.
고모님을 따라 나도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었고 그 모습이 귀여웠던지 고모님이 나중에는 직접 음정과 가사를
가르쳐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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