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8.26.(토) 뮤지컬 수박수영장 서울 공연 관람 후기
지난 토요일에 뮤지컬 수박수영장을 보러 남편과 아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을 찾았다.
뮤지컬 수박수영장 원작은 동화 ‘수박수영장’으로 안녕달 작가의 베스트셀러 그림책이다. 수박과 수영장을 사랑하는 리아는 지난 겨울부터 책이 마르고 닳도록 여러번 읽었다. 지난 달에 ‘책 먹는 여우’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고 나서, 동화 원작인 뮤지컬이 또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 알게 되었다.

8월 27일이 서울 마지막 공연이라 급히 티켓을 구했는데, 운 좋게도 티몬에서 반 값으로 할인을 받아 VIP 좌석에서 관람하고 왔다. 결론적으로 가격은 좀 더 비쌌지만 VIP석에 앉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수박수영장’은 공연 중에 관객들이 커다란 수박공을 손으로 굴려 보기도 하고, 머리 위로 구름천막이 지나가기도 한다. 안전 문제로 큰 수박공은 1층에서만 만질 수 있고 배우들도 1층 위주로 등장하는 것 같았다. 때문에 뮤지컬 ‘수박수영장’을 관람한다면 가급적 1층 객석에서 관람하기를 권한다.
‘수박수영장’은 어느 시골 마을에서 여름마다 커다란 수박으로 만든 수영장을 개장한다는 아름다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동화이다. 하지만 특별히 플롯이 있는 내용은 아니어서 70분 동안 진행되는 뮤지컬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뮤지컬 ‘수박수영장’은 원작에서 약간의 서사와 장면을 가미했다. 서울에 사는 ‘진희’가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오랜만에 외갓집에 놀러간다.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는 진희에게 자연에서 뛰노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마을 사람들은 커다란 수박으로 수박수영장을 만들어 신나게 논다.
어린이 뮤지컬임에도 기대를 뛰어넘는 환상적인 무대와 음악,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충분히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장면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따뜻한 감성이 가득하다. 나는 오랜만에 만난 손녀에 대한 외할아버지의 애틋한 마음과 정겨운 마을 풍경을 보면서 지난 달에 별세하신 외할머니가 떠올라 많이 울기도 했다. (어린이 뮤지컬을 보면서 울게될 줄이야… 눈물을 닦으면서 정말 난감했다.)
진희와 할아버지가 밤에 언덕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많은 관객들이 감명깊게 봤을 것 같다. 조명과 영상으로 반딧불과 별빛을 환상적으로 표현하였고, 마치 카메라가 줌인 되는 것 처럼 무대가 움직이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관객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배우와 관객들 모두 흥겹게 즐겼던 커튼콜 영상으로 현장 분위기를 전해본다.
너무 즐거웠던 탓인가. 공연 관람이 끝난 후 공연장 곳곳에서 더 보여달라고 우는 아이들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리아가 가장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엄마 외할머니 생각하면서 울지 말라고 자기가 더 많이 울어주는 효녀야… 그만 울고 돈까스 먹으러 가자.
공연 자체도 재밌지만 공연장 밖에도 포토존과 미끄럼틀 등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포토존 줄이 길어지니 공연 전에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찍는 것을 추천한다. 수박껍질 미끄럼틀은 카카오톡에서 엔씨컴퍼니 친구 추가를 인증하면 탈 수 있다.



첫 방문이었던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은 넓고 깨끗하고 좌석도 편안해서 공연을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주차는 ’극장 용’이 있는 4층 무인정산기를 통해 종일 단돈 2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 별도로 티켓 인증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공연이 있는 날에만 할인해주는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원래 국립중앙박물관의 주차요금은 기본 2시간에 2,000원이며 초과 30분당 500원이다.) 또한 우리는 아쉽게도 일정상 이용하지 못했지만,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있는 구내식당도 저렴하고 괜찮다고 하니 간단히 식사를 하려면 들러봐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수박 수영장 뮤지컬은 서울 공연은 종료되었고 9/3일 화성, 9/9~10일 부산, 9/23~24 대전 공연이 남아있다. 여름방학 기간에 주로 공연을 하니 내년 7~8월경에 다시 찾아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