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북스

#10. 지구촌의 K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랐다.

2010년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각종 메스컴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이 한국 16강 진출을 도하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난리다.

사실 경기 전 대부분의 매체들이 우리나라가 16강전에 오를 확률이 거의 없는 것처럼 분석했다.

그랬던 한국이 마지막 경기에서 추가 시간에 극적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포르투갈은 피파 랭킹 9위다. 그리고 조별리그 이미 2전 전승으로 조 1위.

반면 우리나라는 1무1패. 조 4위에 랭크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것도 상대적으로 약팀인 우루과이와 가나를 상대로 거둔 결과다.

전력상으로 보면 엄청난 약세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가 16강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우선 한국이 포르투갈 전을 반드시 이기고,

그 다음에 3위 우루과이가 최소 득점으로 2위인 가나를 이겨야만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이 기적 같은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

한국이 2:1 역전승을 거두었고,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는 2:0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었다.

우루과이가 추가 득점을 하면 우루과이 16강 진출, 한국은 탈락의 결과로 이어진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 6분. 우루과이는 결사적으로 공세를 퍼부었다.

가나는 3전 전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되었음에도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두 팀은 동반 탈락했고, 한국은 16강에 올랐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드라마틱한 승부가 일어난 것이다. 다들 도하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이 드라마 같은 승리는 우리 선수들이 실낱 같은 희망을 바라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한 결과이다.

​온 국민은 열광했고 한국의 축구역사는 또다시 다른 기록을 남겼다.

한국은 오늘날 K -스포츠라는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양궁, 스케이트 등 동,하계 올림픽 대회에서의 선전이 그것을 말해준다. 비단 스포츠 뿐만이 아니다.

방탄소년단, 전세계가 열광하는 K-POP, 불고기와 비빔밥 등 K-Food,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수상 등

K- culture 는 이제 전혀 새로운, 신기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

나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5천년 역사에 뿌리를 둔 자연스런 사회 문화적 현상이다.

우리 민족의 자존감이요 문화적 긍지의 표출인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처음 시를 쓰겠다고 마음 먹고 지역 백일장에 참가했다가 문화원장 상을 수상했던 시를 소개하고 싶다.

제목은 “지구촌의 K”이다.

공원 안쪽 느티나무 따라
몽골 텐트가 열 지어 세워지고,
정면 초대형 스피커에서
리허설 비트곡이 튕겨져 나간다
건너 소나무 언덕에서 메아리가 돌아온다

이번 주말 공연이다!

출렁거리는 젊음의 물결들
땅거미를 밀어낸 공간을 채운다
땅은 잔디를 품고 퉁퉁 떠오르고
메아리가 123층 탑에서
원색 빔을 송파(送播)한다.

국경을 넘고 인종을 아우르고
흑과 백의 중심에서
꽹과리채가 드럼을 두드리면.
K- 문양(文樣)의 깃발들이
지구 끝에서 메아리로 나부낀다

따가운 오후 햇살은
나뭇잎 아래서 열기를 식히고
공원은 잠시 땀을 닦는다
정적의 푸른 정원에
꼬마들 노래소리가 들린다

글쓴이

이종철

리아북스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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