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신춘문예 응모 준비로 신경이 많이 쓰였다.
신작시 2편과 기존 시 3편을 골라 수정하고, 컴맹의 실력으로 규격에 맞게 편집하느라 애를 먹었다.
더욱이 집에 프린트기가 없어 딸애 이메일로 원고를 송부하고 출력을 부탁했다.
S신문사 응모 접수기한이 12월 2일이라 계산해보니 늦어도 29일에서 30일 까지는 발송해야 될 것 같다.
완성된 원고를 받아 29일에 근처 우체국을 방문했다.
지난 해에는 아내가 함께 동행해서 문제없이 우편 접수를 했지만, 올해는 내가 직접 처리하고 싶어서 혼자 찾아갔다.
응모요령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니 봉투에 주소와 이름을 쓰고 붉은 글씨로 ‘신춘문예 시부문 응모’라고 반드시 쓰라고 되어있다.
붉은 펜이 없어 창구 직원에게 ‘붉은 펜 좀 빌려주세요’ 라고 쓴 스마트폰을 보여주자 빨간색 볼펜을 꺼내 준다.
아무래도 크고 굵게 쓰야 될 것 같아 ‘사인펜을 좀~’ 이라고 쓴 스마트폰을 다시 보여주자 ‘이거면 되겠느냐’고 매직펜을 꺼내 준다.
나는 고맙다는 뜻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도 봉투 값이며 영수증, 주차증까지 모든 문의가 스마트폰 메모장으로 이루어 졌다.
물론 그 직원 분은 바쁜 업무 중에도 미소를 띠고 정중히 나를 대해 주었다.
접수를 마치고 우체국 문을 나서며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친절함에 흐뭇한 마음이 든다.
청각장애는 없어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었다.
세상의 모든 청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이 새삼 느껴진다.
내가 목소리를 잃고 아내와 소통의 어려움을 쓴 시 ‘시어(詩語)’의 일부분이 떠오른다.
의사가 처방한 발성기
기계음이라 싫다는
아내의 초조한 손바닥에
떨리는 손가락으로
소리를 쓴다
별을 담고 있는 아내의 눈동자에
흔들리는 내 눈동자로
소리를 쓴다
아내만 들을 수 있는 언어
내가 찾은 시어(詩語)를 쓰기 위해
눈동자를 굴린다
눈가에 별 하나가 흘러내린다이종철 - 『시어(詩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