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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완의 시(詩)

시집에 실을 작품을 고르기 위해 지난 3년간 쓴 시를 한 편씩 살펴보았다.

초기 습작까지 다 헤아려보니 80편이 조금 넘는다.

완성도를 떠나 우선 장르별로 구분하여 타이틀을 정했다.

‘삶’, ‘자연’, ‘가족’, ‘사회현상’, ‘자아성찰’의 5가지 주제별로 시를 분류했다.

이제 주제별로 완성도가 높은 것부터 순차적으로 퇴고를 할 참이다.

오늘은 내친 김에 ‘삶’으로 분류된 16편 중 10편 정도를 골랐다.

나에게 신인상 당선의 영예를 안겨준 ‘다랭이 논’을 비롯해서

문예지에 함께 실린 ‘공명’, ‘바람처럼 갈 수 있으면’, ‘시어(詩語)’, ‘이사 전날 밤’ 등인데,

이 작품들은 기 발표된 작품이라 수정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미 발표작 중에서 내가 좋아했지만 잊고 있었던 가벼운 시 한 편이 눈에 띄었다.

‘카메라’라는 시인데 아직 미완성이고, 제목도 미확정이다.

그대가
환한 미소로
내 눈 속에 들어왔을 때

나는
나도 모르는 순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지요

그대의
빛나는 모습이
내 심장 한복판에
영원히 저장되는 순간이었지요

이 푸른 가을날, 카메라 하나 메고 대자연 속의 그대를 찾아 나서야겠다.

그대가 낙엽이든, 단풍이든, 푸른 하늘에 떠도는 구름이든

글쓴이

이종철

리아북스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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